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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현장탐방기

사업자번호 2148179686
회사소개 두성종이는 종이를 파는 회사다. 1982년부터 37년째 종이만 팔고 있다. 종이가 그래 봐야 종이 아니냐고 한 장에 얼마 하지도 않는 종이로 무슨 돈을 벌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매출이 무려 482억 원 이상이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우수중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생활 곳곳에 종이가 있다. 책, 노트, 달력, 명함, 상자. 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힘들 정도다. 절대 망하지는 않을 회사라는 생각, 나만 드는 건 아니겠지? 보이는 것만큼 내실도 탄탄한 회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두성종이 인사담당자를 만났다. 사심은 조금만 섞었다.
질문/답변

두성종이는 어떤 곳이죠?
두성종이는 국내 최대의 수입지 유통회사예요. 1982년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유럽, 아시아, 미국 등 세계각지의 주요 제지사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종이를 시장에 소개하고 있어요. 삼림인증을 받는 등 사람과 자연을 함께 배려하는 친환경 경영을 실천 중이랍니다.

종이라고 하면 A4용지나 책 정도가 떠오르는데요, 종이에도 종류가 많나요?
저희는 인쇄용지, 그래픽용지, 산업용지, 기능지, 한지 등으로 종이를 분류해요.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최대한 간단히 설명해볼게요. 인쇄용지는 도공지와 비도공지 즉, 코티드 페이퍼와 언코티드 페이퍼로 나뉘어요. 코티드 페이퍼는 표면에 도료를 도포한 종이예요. 심미성과 평활성이 높고 광택과 발색 효과가 뛰어나 고급 인쇄물에 많이 쓰여요. 책, 노트, 복사용지 등으로 많이 쓰이는 건 언코티드 페이퍼인데요, 종이 고유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어요. 디자이너의 의도를 구현하고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내는 데는 그래픽용지가 주로 쓰여요. 컬러, 패턴, 질감, 인쇄 및 후가공 적성 등에 따라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지요. 컬러는 기본이고 엠보스 패턴, 펄, 금속, 가죽, 플라스틱 등으로 독특한 텍스처 효과를 내기도 하죠. 산업용지는 보드, 크라프트, 골판지 등 주로 포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두껍고 강도가 높은 종이를 말해요. 트래싱지, 박엽지 등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요. 이 외에 보존, 내수, 내염, 방염 등 특수한 기능이 부여된 종이도 있답니다. 한지는 다 아시죠? 두성종이는 국내에서 생산된 한지만을 취급하는 ‘인의예지’ 등 다양한 한지 라인업도 갖추고 있어요.

종이의 세계가 생각보다 넓고 복잡하네요. 숫자로 따지면 몇 종류나 될까요?
저희가 취급하는 종이가 약 200종(brand) 3000품목(items) 정도예요. 생각보다 많죠? 한 색지가 50가지 색상, 3가지 평량(흔히 두께 차이로 인식)으로 구성된다면 한 품명(brand)에 150품목(items)이 존재하는 식이거든요.

종이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면 특별히 좋아하는 종이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라벨’이라는 종이를 좋아해요. 입사 전 자그마한 갤러리에서 열린 타이포그래피 전시를 본 적이 있어요. 거기서 파블로 네루다의 시가 깔끔한 타이포그래피로 인쇄된 작품을 봤는데 정말 정갈하더라고요. 더 넣을 것도 뺄 것도 없이 이대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이가 너무 궁금해 찾아보니 두성종이의 ‘아라벨’이더라고요. 그 이후 어디를 가든 종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죠.

입사 전부터 종이를 좋아하셨나 봐요.
종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요? (웃음)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는 호불호의 대상이 아니잖아요. 종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공기처럼 그냥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거지 특별히 좋아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 거죠. 책과 그림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종이와 친해질 수는 있겠죠?

그래서 두성종이가 갤러리, 출판사, 스쿨, 문구점 등도 운영하는 건가요?
맞아요. 저희에게는 평범한 종이 한 장 한 장도 모두 소중한 종이거든요. 종이를 사용하는 모든 곳에는 정성이 깃들기 마련이고, 그게 하나의 종이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우리 종이를 소중히 다뤄 주시는 분들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필요해 갤러리를, 종이로 무언가 만들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스쿨을 만들었지요. 출판사는 좋은 종이로 반듯하게 만든 책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문구점은 종이로 만들어진 예쁜 문구들을 선보이고자 운영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회사가 정말 종이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게 느껴져요.
저희 회사가 수입지 회사잖아요. IMF 때 얼마나 어려웠는지 상상이 가시나요? 그런데 그 엄청난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것도 결국 종이였어요. 당시에 종이꽃이 유행했거든요. 생화는 비싸니까 종이를 접어 꽃을 만든 거죠. 주로 어머니들이 많이 만드셨는데요, 큰 주름지로 꽃잎 하나하나를 오려 붙여 만들면서 힘든 시간을 버티셨나 봐요. 그게 유행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주름지가 불티나게 팔려나갔어요. 덕분에 저희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요. 종이가 소중할 수밖에 없겠죠?

이런 내용을 다 알아야 두성종이에 입사할 수 있나요?
종이라는 품목과 산업을 이해하는 게 꽤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신입사원 위주로 채용을 해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또 장기근속자가 많다 보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입 채용을 하게 되지요. 아무래도 채용 과정에 대한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그동안 해온 경험을 잘 정리해 보여주신다면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면접도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이니까요.

그래도 입사에 유리한 학과는 있겠죠?
업무 특성상 학과가 중요한 부서는 디자인, 재무회계 정도예요. 그 외 부서들은 개인 역량이 더 중요하답니다. 종이는 아주 오래된 소재이기 때문에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지만, 그만큼 역사가 깊고 알아야 할 것들도 많아요. 사용되는 분야도 아주 광범위하지요. 출신 학과와 상관없이, 호기심이 많아 미세한 차이에도 흥분할 줄 아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입사하면 3개월의 수습 기간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동안 이런 부분을 확인하는 건가요?
신입, 경력 상관없이 모든 신규입사자에게 수습 3개월의 시간이 있어요. 경력직은 이 기간에 특정 프로젝트를 같이 추진하면서 업무 역량이 적합한지는 확인하지만, 신입의 경우에는 회사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보고 있어요. 이 3개월 동안 저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못 보여주신 분은 37년간 딱 한 분 계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종이전문가가 되면 어떤 고민을 하게 되나요?
제작물에 따라 적합한 종이를 추천해야 하니까 우선 종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요.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니까 산업 분야의 기술적인 부분도 늘 체크해야 해요.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종이를 내놓아야 하기에 시장 흐름을 민감하게 읽고 상품 출시 시기, 가격 등을 고민하죠.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정적일 것 같은데 맞나요?
기업의 디자이너들, 인쇄소들과 3천 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 조용조용하게만 이뤄지지는 않아요. (웃음) 해외 거래선들과의 미팅도 수시로 이뤄지고요. 등산, 낚시, 골프, 컬처클럽 동호회 등 활발하게 모임을 하는 동호회도 많답니다. 다만 부서별로 계절별로 조금씩 달라요. 영업하시는 분들이 현장으로 나가시면 조금 조용해지거든요. 연말연초 성수기와 여름 비수기에 데시벨 차이도 있고요.

그렇다면 사내 문화도 스타트업처럼 역동적인 편인가요?
업력이 37년이나 되다 보니 스타트업처럼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편안함과 안정감이 느껴지는 분위기죠. 복지 등 고용환경도 안정적이고 30년 근속하신 분도 계실 만큼 장기근속자도 많거든요.

복지 얘기가 살짝 나왔는데요, 자랑 좀 해주세요.
중소기업에는 잘 없는 복지가 하나 있어요. 바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이라는 건데요. 회사가 이익 일부를 기금으로 출연해 복지 혜택에 사용하는 제도예요. 종종 회장님이 사장님이 개인 사재를 추가 복지 기금으로 내시기도 해 아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복지 수당, 생일펀드, 명절 상여, 꽃 배달 서비스, 상조회, 건강검진, 어학비 지원, 동호회 지원 등 정기적인 복지와 연중 수시로 진행되는 이벤트성 복지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복지가 좋은 대신 연봉이 낮은 건 아니겠죠?
어휴, 그럼 안 되죠. (웃음) 구체적인 액수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유통업종 기준으로 중상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요. 저희의 산업 분야인 특수제지업계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상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연봉제를 기본으로 연말 별도 성과급과 전사 성과에 따른 PS 보상도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두성종이가 찾는 인재를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열정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하지만 목표만 달성한다고 다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려와 양보, 상호존중을 통해 팀워크를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일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늘 생각하며 그 책임을 다할 줄도 알아야겠죠. 저희는 대한민국 종이를 책임진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일하거든요.

두성종이는?
1982년 설립한 특수종이 전문회사. 세계의 기업과 아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특수종이를 전 세계에서 수집해 공급한다. 외국 제지사와의 OEM 계약을 통해 새로운 종이를 꾸준히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시대에 발맞춰 에콜로지 페이퍼를 개발하고 환경인증(FSC COC, PEFC COC 인증)을 취득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실천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사업을 기획, 후원하는 기업 메세나의 역할도 함께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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